« 꼭지점 댄스 | Main | 4월9일 »

떡볶이집 아가씨

우리 동네 담배 가게에는 아가씨가 예쁘다아네...
하는 노래가 있는데 우리 동네에는 분식집 아가씨들이 참 예쁘다.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이 (성형수술등을 통해서라도) 지향하는 예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건강하고 열심히 생활하고 미소를 항상 띠고 있다는 점에서 참 예쁘다. 나이를 헤아려보면 아마 나보다 한 두살 누나인 것 같다.

이렇게 예쁜 분식집 아가씨들은 인사성도 밝아서 가게 앞에 5분이나 서서 오뎅꼬치, 순대 한 접시를 먹고가는 손님도 기분 나쁘게 하는 일이 없다. 포장마차 떡볶이 한 그릇을 주문했는데 깨를 뿌리고 깻잎 썰은 것을 고명으로 얹어주는 집은 또 우리동네 분식집 뿐이다.
(나는 풀 중에 깻잎을 제일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허에게 하기라도 하면 그는 '형. 형은 너무 눈이 낮은 거에요' 할 것이다. 아 그런가? 하고 나는 슬픈 표정을 지어보이며 농담을 받아칠 수도 있겠지만 실로 나는 내 눈이 훨씬 훨씬 더 낮아졌으면 한다.

기왕이면 좀 더 낮아지고 좀 더 낮아져서 더이상 낮아질래야 낮아질 수 없을 만큼 낮아지면, 그 전까지는 몰랐던 돌멩이 하나의 아름다움도 알게 되고 전봇대 구석에 강아지가 마련한 개똥도 아름답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 때가 되면 물론 사람은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지...

그래서 나는 똑같이 슬픈 표정을 지어보인다. 아직 내 눈이 (더 많이) 낮지 않아서. 내 눈이 좀 더 낮았으면 더 많은 경탄과 환희로 동네 사람들을 하나하나 만날 수 있을텐데...

고작 분식집 누나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뭐... 분식집 누나 화이팅~ 으로 마무리를 지어본다.

TrackBack

TrackBack URL for this entry: http://dusl.x-y.net/cgi-bin/movabletype/mt-tb.cgi/548.

14197.jpg

Comments

Wkddhdu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