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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admission to the United Nations was denied


 거대한 날개짓의 굉음과 함께 비행생물체 출현

거대해 보였던 그것은 한낱 파리였다.

파리가 지각하는 세계보다 더 큰 세계의 손.

그 손은 유엔 건물의 청소부의 것.

파리는 자기가 유엔 건물내를 날고 있는 것인지 알고 있었을까. 자기가 내려앉은 곳이 청소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게 비명횡사한 파리.
비단 파리에게만 국한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인간또한 그렇지 않은가. 파리나 인간이나 스스로 지각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있기는 매한가지. 인간의 지각범위를 벗어나는 더 큰 세계의 어떤 청소부가 인간을 내리쳐 죽여 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MIB 1편을 떠올렸다. 맨인블랙의 첫장면도 이와 유사하기 때문. 굉음을 내며 무서운 속도로 하늘을 날고 있던 비행생물체. 잠자리는 갑자기 퍽하고 터져 죽어 버린다. 알고보니 고속도로를 달리던 트럭 유리에 부딪혔던 것. MIB 에는 이런 류의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 아주 작은 세계를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다가 다시 인간의 시점으로 보여주는 그것 말이다. MIB에서 이런 장면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가 (이 영화에서는 주로 외계인, 벌레만한 외계인에서부터 지구라는 행성을 가지고 구슬치기를 하는 거대한 외계인까지 등장한다) 있음을 나타낸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또다른 세계에 대한 인간들의 반응은? 인간은 과연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들을 또다른 세계로 인정해줄 수준에 도달했는가. 맨인블랙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MIB는 그렇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들의 기억을 없애고 말썽피우는 외계인들을 혼내주면서, 인간이라는 종족과 외계종족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막는 비밀요원 MIB. 외계인들은 지구인들을 인지하고 지구인처럼 행동하면서 살아갈 수준이 되어있는데, 인간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윌스미스는 그렇게 힘들게 기억을 지우고 다녀야 하는 것이다.

나는 저 장면이 또다른 종족, 또다른 세계를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인간의 엄연히 존재하는 수준의 한계를 은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맨인블랙이 (다들 코메디 SF라고 생각하지만) 강조하고 있는 것 처럼... ''인간은 기계를 인정할 수 없다!''

사족. 맨인블랙 1편은 (2편은 1편의 흥행에 힘입어 만든 오락영화) 사실 종족간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였다. 물론 겉으로는 지구인과 외계인의 이야기였지만. MIB 요원 콤비가 흑인과 백인으로 되어있다는 데 대해 영화가 나오고나서 말이 많았지. MIB라는 약자는 More big Black (흑인게 더 커) 라던가 하는 유머도 나돌고 그랬었다. 즉 작게는 흑인과 백인의 이야기이기도 했다는 뜻. 위에 이야기했듯 인간이 또다른 세계를 또다른 종족을 또다른 인종을 받아들일 수준에 도달했느냐에 대한 영화였다. 거기에 대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지. 이 영화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과연 어쩌면 외계인이 지구인으로 변장해 숨어살 수도 있겠다' 고 생각한 대다수의 관객들을 보며 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외계인을 흑인으로 지구인을 백인으로 바꾸어 다시 써보면... '흑인은 자신의 모습을 사회에 드러내지 말고 숨어 살아야 한다' 가 되 버리기 때문... 고개를 끄덕인 미국의 관객들은 대체 무엇에 고개를 끄덕였던 것인지도 모르겠지. 감독과 각본가는 팔짱을 끼고 관객들을 비웃었으리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UN security council) 회의실장면에 나오는 그림. 이 그림은 실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실에 걸려있는 그림이다. 아래부분은 2차세계대전을 나타내는 어둡고 침울, 암울한 장면인데 위로 갈수록 밝고 평화를 상징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는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창설된 국제연합, UN이 세계평화에 기여해야한다는 UN의 역할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자세한 것은 아래 참조
http://www.un.org/Pubs/CyberSchoolBus/untour/subsec.htm)

애니매이션의 흐름상 연출이 어쩔 수 없이, ''그림, 회의석상, 회의석상에 나타난 기계사절단'' 의 순서가 되었어야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웬지 섬ㅤㅉㅣㅅ한 기분이 드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 그림은 아래부분에서 위부분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그림이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위부분부터 아래부분으로 내려오며 비춰진다. 한화면에 한번에 담아도 될텐데 굳이 이런 연출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에 나타나는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 비춰주는 순서대로 따라가면 원래 그림이 의미하는 바가 뒤집혀져 이렇게 된다.

''국제연합이 창설된 후 지켜져온 세계의 평화'' → "그러나 그 뒤 일어나게 될 전쟁과 폐허''

그렇다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누구?

''그리고 뒤따라 어리석은 표정을 짓고 있는 상임이사국 대표들''

의도된 연출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과민반응일까?


유엔에 참석한 기계사절단. 최대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그들 나름의 노력이 보이는 장면. (실제 제로원에 살고 있는 기계들은 인간과 형태가 전혀 달랐다는 점을 기억하라) 게다가 속옷까지 얌전히 착용하고 왔다. 여자쪽의 모습을한 기계가 들고 있는 사과. 마치 '우리도 인간이예요' 하고 말하는 듯 하지 않는가. 이들은 곧바로 ㅤㅉㅗㅈ겨난다.

Narrator: Zero-One’s ambassadors pleaded to be heard. At the United Nations they presented plans for a stable, civil relationship with the nations of man. Zero-One’s admission to the United Nations was denied. But it would not be the last time the machines would take the floor there. '01'의 특사들은 발언 기회를 요청했습니다. 그들은 인간국가와의 교류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01'의 UN 가입은 거부되었습니다. 그러나 인조인간의 UN 참석은 그것이 마지막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이 아니었다. 마지막이 아니었다. 이거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다. 영어대사는 take the floor 라고 되어있다. 웬지 이후에 일어날 일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의미심장한 단어의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확실히 후에 일어날 전쟁에서 이긴 기계는 유엔마저도 접수해버리니까.


인간의 지식을 상징하는 사과

벌레들이 파먹은 썩은 사과. 어느덧 (썩은) 뇌가 된다

(썩은) 뇌에서 뻗어나간 신경들로 (썩은) 인체가 구성된다.

(써은) 인간의 몸에서 뻗어나가는 (검은) 기운은

온 지구를 (검게) 뒤덮는다. '그들 스스로 문을 닫아 버리는' 인류.

사과는 인간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상징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사과하면 아담과 이브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위에 보여준 사과가 뇌의 모습으로 인간의 모습으로 결국 지구로 변하는 장면은 비주얼상으로도 아주 멋지다. 타락하고 썩어 버려, 기계와의 협상의 문을 스스로 닫아 버린 인류를 나타낸 이 장면. 이즘에서 다시한번, 스크롤을 천천히 위로 올리면서 거꾸로 살펴보자.

지구,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 뇌 (인간의 지식), 사과 (그것을 깨우쳐준 사과)..... 그리고 그 사과는 이제 누구의 손에 있는가?


지구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나래이터 보살. '이제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하고 말하는 듯하다.

처음 기록저장소에 접속했을 때와 반대로.

네트의 중앙부에서 점점 멀어진다.

수많은 디스크와 파일들의 만다라가 존재하는 기록저장소. 저 어디 가운데 즘에 이제껏 우리가 본, 역사파일 12-1 두 번째 르네상스 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걸로 두 번째 르네상스 파트 1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끝입니. 이 애니메이션은 무척 잘 만들어진 애니입니다. 비주얼도 강렬하고 상징도 많이 나옵니다. 배경음악도 무척 많고 장면장면에 적절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애니의 연출도 훌륭하구요. 그런데 그런 측면은 별로 다루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뭐 다루려고 해보았자 아는게 별로 없으니 깊이있게 다루지 못했을 것입니다만. 비주얼이나 연출, 배경음악등에 대해서는 스스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위안을 삼아봅니다. 이 애니에 나온 음악들은 벅스뮤직등에서 애니매트릭스로 검색해 원본을 들어보실 수 있을겁니다.

이 애니에 나온 역사는 2090년부터 일어난 일로 '미래'의 이야기입니다만 이제껏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이는 분명히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노예제도, 인종차별, 시위의 폭력진압, 유대인대학살, 추방과 출애굽기, 경제공황과 경제봉쇄정책, 그리고 인간. 이 애니가 말하듯 2090년에도 인간은 이런 역사를 반복하고 있을까요? (워쇼스키 형제는 어쨋거나 무척 편하게 대본을 썼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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